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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역사

한국 조폭의 역사

by 맹글맹글 2023. 9. 14.

 

한국 조폭의 역사는 근현대 한국의 사회, 정치 및 경제적인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조폭은 한국에서는 "무리" 또는 "비무리"라고 불리며, 일본식 용어로는 "야쿠자"라고도 합니다. 
조폭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 사회에서 범죄와 폭력을 통해 권력과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폭력집단에 대한 기록은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조선시대 때부터 들여다봐야 하니
한국 조폭의 시작이라 불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한일 강제합방 이후

한일 강제합방 이후 경성은 조선의 상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명동상권을 장악한 하야시(선우영빈)와 종로에 "구마적" 고희경, "신마적" 엄동욱, "쌍칼 김기환이 4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1934년 그 유명한 김두한이 등장하게 됩니다
김두한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조폭입니다

김두한은 18살에 신마적과 구마적을 차례로 때려눕혀 주먹세계를 통일하고 하야시와 양자 대결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드라마 "야인시대"와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하야시와 사이가 굉장히 나쁘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장충단에서 일전을 벌어진 후 하야시를 형님으로 모시며 형제 관계를 맺었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습니다

 

구마적
구마적
신마적
신마적
김두한
김두한
김두한과 야인들
김두한과 야인들


2. 1945년 광복 후(낭만파 주먹시대)

1945년 광복 이후에는 낭만파 주먹이라고 부르는 조폭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조직끼리 싸우게 되면 칼이나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싸워서 낭만파라 함....)

청계천을 중심으로 한 이정재가 두목으로 있는 동대문 사단, 북한출신 이화룡이 두목으로 있는 명동파,
김두한이 두목으로 있는 종로파가 서울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1954년 김두한이 정계에 입문하게 되면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3. 1954년 이후(정치깡패시대)

6.25 전쟁 이후 1953년 동대문 상인연합회를 조직하고 회장에 취임한 이정재는 동대문 사단을 만들어 두목이 되었습니다
동대문 사단은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당시 자유당의 실세였던 이기붕에게 접근해 정치권과 연계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정재가 정치공작을 한 사건으로는
1954년 사사오입 개헌 당시 국회 방청객 난동사건,
1956년 대통령선거 당시 야당 집회 방해사건,
1957년 일으킨 장충단 야당 집회 방해사건 등이 있습니다

이정재는 오늘날의 조직 개념을 도입한 정치깡패입니다
이정재는 승승장구하면서 조직을 기업형으로 재편하고, 활동 공간도 늘려가며 세력을 확장합니다

하지만 1961년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박정희가 정권을 잡게 됩니다
박정희는 민심을 얻기 위해 정치깡패 단속을 시작합니다

4천여 명에 달하는 폭력배를 일명 혁명재판에 넘기고,
재판 후 이정재를 필두로 약 200여 명의 깡패들을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든 채
시내 중심가를 행진하게 하였습니다

이정재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형이 집행되며 정치깡패 시대가 막을 내립니다

 

이정재
이정재
이정재 거리행진
이정재 거리행진


4. 1965년 이후(조폭들의 황금기)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 이후 정치깡패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으로
서울은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 되어 버립니다

1965년 이화룡의 부하로 있던 육군 상사출신 신상현이 조직원 14명으로 신상사파를 결성해 서울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이후 1년도 되지 않아서 조직원은 100명 이상으로 불어났고, 서울을 장악하게 됩니다

1975년 서울을 신상사파가 장악하고 있을 때 그 유명한 "사보이호텔 습격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차세대 조직으로 떠오르고 있던 범 호남파가 신상사파를 습격한 사건인데 당시 행동대장 조양은이 부하들을 데리고
사보이호텔 커피숍을 습격해 신상사파 조직원을 중상을 입힌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조양은은 급부상하게 되었습니다

범 호남파는 이후 내부분열을 겪게 됩니다
범 호남파는 오종철과 박종석의 2인체제였는데 박종석의 부하였던 김태촌이 1976년 무교동 엠파이어호텔 주차장에서
오종철의 허벅지를 난자하게 됩니다
호남세력 최고 조직이던 범 호남파의 두목이자 신상사파를 습격할 정도로 패기 넘쳤던 오종철은 결국
불구가 되어 조직세계에서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시기는 김태촌을 중심으로 한 범서방파와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가 3대 세력을 형성했습니다

이들은 이전 맨몸으로 싸우던 낭만파 조폭들과 달리 "사시미칼"과 기타 무기를 사용해 매우 잔악무도하게 보복과 폭행을 앞세워
전국구 조직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이들이 세력이 확대되면서 마약과 인신매매, 도박, 고리대금, 청부살인 같은 강력범죄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조폭들의 황금기였고, 이때부터 이들을 "조폭"이란 용어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전두환의 신군부가 사회악 일제 특별 조치를 내리며
4만 명의 조폭들을 검거해 삼청 교육대로 보내게 됩니다

 

김태촌, 조양은, 이동재
김태촌, 조양은, 이동재

 


5. 1990년대 이후(범죄와의 전쟁)

1990년대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됩니다
이후 거물급 조폭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조폭들은 기세가 꺾이게 됩니다
하지만 조폭들은 사회의 취약한 점을 파고들면서 기업형 조직으로 변해갔습니다


6. 현재의 조폭들

현재의 조폭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대응 및 범죄 예방 정책으로 인해 조직화된 범죄 그룹들은 크게 줄어들었으며 범죄 활동을 통한 권력과
이익추구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마약밀매, 온라인 도박, 강도, 사기 등으로 여전히 활동 중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조폭을 없애기 위해서 강력한 법 집행과 척결, 예방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국제 협력을 통한 국경을 넘어서는 범죄활동 제약 같은
종합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